[기자수첩] 소상공인 방패 삼은 ‘비겁한 정치 꼼수’, 추진력 강조하는 현수막은 누구의 ‘청부’인가광양 시내를 뒤덮은 정체불명 현수막, ‘꼼수’ 선거운동의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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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동구 선임기자 |
‘죽어가는 광양경제’를 걱정하며 ‘적극적인 사업 추진력’을 해법으로 제시한 이 현수막은, 겉으로는 지역 경제를 걱정하는 소상공인의 목소리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대단히 정교하게 설계된 ‘정치적 수사’가 읽힌다.
익명의 뒤에 숨은 비겁한 ‘메시지 정치’
현수막 하단에 적힌 ‘어느 소상공인 중 한 사람이’라는 문구는 전형적인 익명성 뒤에 숨은 여론 조작의 수법이다. 당당하게 정책을 제안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후보가 내세우는 ‘추진력’이라는 키워드를 반복 노출함으로써 유권자의 무의식 속에 특정 이미지를 각인시키려는 의도가 다분하기 때문이다.
시민들은 묻고 있다. 진정으로 광양 경제를 걱정하는 소상공인이라면, 왜 이름조차 밝히지 못한 채 불법 게시물 뒤에 숨어 메시지를 던지는가. 이는 공정한 선거 축제의 장을 혼탁하게 만드는 ‘꼼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광양시의 안일한 행정과 선관위의 침묵
더욱 개탄스러운 것은 이를 지켜보는 관계 기관의 태도다. 광양시청은 도시 미관을 해치고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불법 광고물이 시내 전역을 점령했음에도 ‘단속’에 미온적이다. 옥외광고물법 위반은 명백한 사실인데, 누구의 눈치를 보느라 철거의 손길이 이토록 더딘 것인가.
선관위와 경찰의 대응 역시 실망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성명이 명시되지 않았다고 해서 선거법의 그물망을 피해 가도록 방치하는 것은 직무유기다. 특정 후보를 연상시키는 구호와 논리가 조직적으로 살포되고 있다면, 이는 명백한 ‘시설물 설치를 이용한 선거운동’ 금지 위반 여부를 따져야 할 사안이다.
법망 비웃는 ‘유령 현수막’, 이제는 뿌리 뽑아야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다. 하지만 그 꽃은 공정함이라는 토양 위에서만 피어날 수 있다. 익명의 탈을 쓰고 법망을 비웃으며 유권자의 판단을 흐리는 이런 식의 ‘간접 선거운동’이 용인된다면, 이번 지방선거는 정책 대결이 아닌 ‘꼼수 대결’로 전락할 것이다.
![]() ▲ 광양읍 시내 주요거리 곳곳에 걸린 현수막 (사진=데일리모닝) © |
광양시는 즉각적인 전수 조사와 철거에 나서야 하며, 선관위와 경찰은 배후 세력을 끝까지 추적해 엄단해야 한다. 유권자는 바보가 아니다. 현수막 뒤에 숨은 검은 의도를 시민들은 이미 꿰뚫어 보고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