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톡톡TV=이동구 선임기자] 순천시가 ‘RE100 반도체 국가산단(가칭 알이 백)’ 구상을 공식적으로 꺼내든 배경에는 전남 동부권 산업 구조의 전환이 더는 미룰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깔려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노관규 시장은 국민톡톡TV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전남 동부 지역의 산업 구조를 봤을 때 미래로 나아갈 길을 찾는 과정에서 반도체 관련 산업을 새롭게 얹혀야만 살 길이 생긴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노 시장은 인터뷰에서 순천의 구상 배경과 RE100 기반 반도체·첨단산업단지 필요성을 (왜) 산업 전환의 해법으로 전남 동부권 연계 전략으로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노 시장은 전남 동부권의 핵심 기반인 여수국가산업단지(석유화학)와 광양제철소(철강)가 국가 성장의 ‘기본 산업’ 역할을 해왔지만, 설비 노후화와 글로벌 경쟁 심화로 “축소 또는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에 놓였다고 진단했다. 그는 “특별법으로 기존 산업의 생명을 연장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구조를 바꾸지 않고는 유지가 어렵다. 기존 산업을 일정 부분 유지하면서도 미래 산업으로 빠르게 전환해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노 시장이 제시한 핵심 키워드는 ‘RE100’이다. 그는 재생에너지 기반 생산이 글로벌 공급망의 필수 조건으로 굳어지고 있다는 점을 들어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로 생산하지 않은 제품은 사지 않겠다는 선언이 확산되고 있다”며 “반도체 산업은 전력과 물이 생명인데, 수도권 집중 구조에서는 전기·물 문제가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용인·평택 일대에 반도체가 집중된 상황에서 전남의 재생에너지를 끌어올리는 방식은 고압 송전망 구축 등 사회적 갈등과 천문학적 비용을 동반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노 시장은 “전남에서 생산된 전력을 수도권까지 끌어올리려면 대규모 송전 인프라가 필요하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며 “그 시간을 기다릴 게 아니라 에너지가 있는 곳으로 기업이 내려오는 게 맞다. 지금 당장 움직여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전남 동부권이 ‘지산지소(지역에서 생산해 지역에서 소비)’형 반도체 입지로서 강점을 갖췄다고 거듭 주장했다. 먼저 물 문제와 관련해 주암댐·상사댐 등 광역 상수원을 언급하며 “초순수에 준하는 깨끗한 물이 확보돼 있다”고 했다. 또 재생에너지 측면에서는 “풍력과 태양광 등 자연 기반 에너지가 풍부한 곳이 전남”이라며 “RE100을 ‘자연을 이용한 재생된 에너지’로 이해하면 쉽다”고 설명했다.
노 시장은 “반도체 제조시설이 들어오면 하루 수십만 톤의 물과 대규모 전력이 필요하다”며 “전남 동부권은 공항·철도·고속도로·항만 등 물류 인프라도 갖췄다”고 덧붙였다.
전남 동부권 ‘상생’도 전면에 내세웠다. 노 시장은 “순천만 좋은 일 생기고 인접 지역이 손해 본다는 구조가 아니다. 반도체는 한 지역만 이익을 보는 산업이 아니다”라며 “여수 석유화학은 반도체가 가장 많이 쓰는 화학 제품과 맞물린다. 고순도 황산 등 스페셜티 케미칼로 전환하면 살 길이 열린다”고 말했다.
또 광양 철강은 ‘소재 전환’ 가능성을 강조하며 포스코홀딩스의 희귀가스 생산을 예로 들었다. 그는 “제철 공정에서 나오는 자원을 활용해 희귀가스를 생산하면 반도체·우주항공에 필요한 핵심 소재 자립에 도움이 된다”며 “산단이 들어오면 여수와 광양의 사업 전환도 동력을 얻게 된다”고 밝혔다. 물류 측면에선 광양항을 거론하며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산업에서 항만의 역할이 크다. 전남 동부권의 항만 입지는 매우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순천시의 실행 계획도 언급했다. 노 시장은 “전담 부서를 만들고 TF를 구성해 운영 중이며, 자문단 구성도 준비하고 있다”며 “전라남도에 제안을 해 둔 상태이고 전문가 토론회와 초청 강연 등 계획을 착착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반도체가 2차전지·AI로봇·모빌리티와 충돌하는 것이 아니라 “공존·병행 가능한 산업 포트폴리오”라고 주장했다. 그는 “공장 자동화 로봇, 모빌리티 등 핵심에 반도체가 들어간다. 안 와서 문제지, 와서 문제 될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주 여건과 인재 유치 전략으로는 의료·고등교육 보강을 꼽았다. 노 시장은 “대학병원급 의료 인프라, 고등교육 역량이 보완되면 사람을 머무르게 하는 힘이 커진다”며 광주·전남 통합 논의 속에서 대학·병원의 연계 강화 필요성을 제기했다. 끝으로 시민들에게는 “완벽한 계획을 기다리기보다 오늘의 실행이 낫다”며 “전남 동부권이 힘을 모아 ‘RE100 기반 반도체·첨단산업 벨트’로 산업 재구조화를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