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정원 위에 그린 K-콘텐츠의 미래, 노관규의 ‘순천형 문화도시’가 움직인다

정원박람회 그 이후, 순천은 무엇으로 먹고살 것인가?

이동구 선임기자 | 기사입력 2026/01/29 [10:53]

[기획] 정원 위에 그린 K-콘텐츠의 미래, 노관규의 ‘순천형 문화도시’가 움직인다

정원박람회 그 이후, 순천은 무엇으로 먹고살 것인가?

이동구 선임기자 | 입력 : 2026/01/29 [10:53]

[국민톡톡TV=이동구 선임기자] 2023년,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궜던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는 '정원'이 어떻게 도시의 품격을 바꾸는지 증명했다. 하지만 화려한 축제가 끝난 뒤, 모든 지자체가 마주하는 냉혹한 질문이 순천에도 던져졌다. "이 거대한 정원을 유지하며, 다음 세대에게 물려줄 먹거리는 무엇인가?“

 

노관규 순천시장은 이 질문에 대해 '정원'이라는 하드웨어 위에 '콘텐츠'라는 소프트웨어를 얹는 파격적인 해답을 내놓았다. 단순히 꽃과 나무를 보는 도시를 넘어, 이야기가 만들어지고 돈이 도는 '콘텐츠 생산 기지'로의 전환이다. 2026년, 순천은 이제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가 주목하는 ‘콘텐츠 가동 도시’로의 본격적인 항해를 시작하려고 한다.

 

노관규의 뚝심, '생태'에 '산업'의 날개를 달다.

순천시의 전략은 치밀하다. 2026년 한 해에만 8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며, 기업지원·인력양성·시민 향유·IP(지식재산권) 육성이라는 4대 전략을 가동한다. 이는 노관규 시장이 강조해 온 '순천만 보존'과 '경제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핵심 열쇠이다.

▲ 노관규 순천시장은 이 질문에 대해 '정원'이라는 하드웨어 위에 '콘텐츠'라는 소프트웨어를 얹는 파격적인 해답을 내놓았다. 단순히 꽃과 나무를 보는 도시를 넘어, 이야기가 만들어지고 돈이 도는 '콘텐츠 생산 기지'로의 전환이다  © 순천시


기업이 모이는 '순천행' 열차, 이미 케나즈, 로커스 등 앵커 기업을 포함한 36개 기업이 순천으로 짐 보따리를 옮겼다. 수도권이 아닌 지방에서도 콘텐츠 기획부터 유통까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산업 생태계'가 구축된 셈이다.

 

사람을 키우는 '스튜디오 순천': 단순히 건물만 짓는 게 아니다. 2026년 1월 가동된 '글로벌 문화 콘텐츠 아카데미'는 현업 전문가들이 직접 인재를 키운다. 인재가 없어 기업이 떠나고, 기업이 없어 인재가 떠나는 지방의 고질적인 악순환을 끊겠다는 의지이다.

 

잔망루피는 예고편, 이제는 '순천표 뚱이'가 넷플릭스에?

사실 그동안 '문화도시' 하면 벽화 좀 그리고 노래 부르는 축제 정도로 생각하기 일쑤였다. 하지만 순천의 행보는 좀 더 '영리'했다. 지난해 화젯거리였던 '잔망루피'와의 협업은 일종의 테스트였다. "아, 콘텐츠가 돈이 되고 사람이 모이는구나!"라는 걸 확인한 것이다.

 

이제 순천은 남의 집 귀한 자식(잔망루피)을 빌려오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 집 자식인 '루미'와 '뚱이'를 글로벌 스타로 키우겠다고 선언했다. 순천만의 생태자원을 활용한 애니메이션이 OTT를 타고 전 세계 거실로 배달되는 날이 머지않았다.

 

이 과정에서 돋보이는 노관규 시장의 감각은 '주말의 광장' 같은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이다. 18만 명이 다녀가고 1억 원이 넘는 실질 경제효과를 낸 이 광장은, 자칫 딱딱할 수 있는 '산업' 이야기를 시민들의 '놀이'로 치환했다. 

 

어르신들의 삶을 웹툰으로 그리는 '세대공감 기억웹툰'은 "우리 할머니가 웹툰 주인공이네?"라는 유쾌한 경험을 통해 세대 간의 벽을 허물고 있다. 물론, 수도권 집중 현상이 심각한 상황에서 지방 도시가 콘텐츠 허브가 된다는 것은 '다윗이 골리앗을 이기는' 것만큼 힘든 도전일 수 있다.

 

 '반짝' 관심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기업들을 붙잡아둘 더 강력한 당근과 창작자들이 살고 싶은 정주 여건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장기적 과제도 분명 존재한다.

▲ 노관규 시장이 그리는 문화도시는 단순히 예쁜 도시가 아니라, 청년들이 꿈을 찾아 순천으로 내려오고 그들이 만든 이야기가 전 세계로 뻗어 나가는 '역동적인 실험실'이다.  © 순천시


 정원에서 태어난 이야기가 세상을 바꾼다.

과거의 순천이 순천만을 지키기 위해 '멈춤'을 택했다면, 지금의 순천은 그 보존된 생태를 자양분 삼아 '질주'를 준비하고 있다. 노관규 시장이 그리는 문화도시는 단순히 예쁜 도시가 아니라, 청년들이 꿈을 찾아 순천으로 내려오고 그들이 만든 이야기가 전 세계로 뻗어 나가는 '역동적인 실험실'이다.

 

2026년, 정원의 초록색 위에 형형색색의 콘텐츠가 덧칠해질 순천. "순천은 정원 말고 뭐가 있어?"라는 질문에, 이제 전 세계 아이들이 순천의 캐릭터 인형을 들고 답할지도 모른다. "순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이야기가 시작된 곳이지!"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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