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어든 본예산, 늘어난 빚…광양시 살림살이는 누구의 판단이었나

예산은 핑계가 될 수 없다,정인화 시장 4년, 광양시 재정 운영의 책임
본예산 회복 실패에 지방채 급증까지,환경 탓으로 설명되지 않는 재정 리더십의 과제

이동구 선임기자 | 기사입력 2026/01/09 [11:56]

줄어든 본예산, 늘어난 빚…광양시 살림살이는 누구의 판단이었나

예산은 핑계가 될 수 없다,정인화 시장 4년, 광양시 재정 운영의 책임
본예산 회복 실패에 지방채 급증까지,환경 탓으로 설명되지 않는 재정 리더십의 과제

이동구 선임기자 | 입력 : 2026/01/09 [11:56]

                         ▲ 광양시청 전경

 

지방자치단체장의 가장 본질적인 책무는 도시의 방향을 설계하고, 그 방향에 맞게 살림을 꾸리는 일이다. 정책 비전도, 복지도, 개발도 결국 예산이라는 숫자로 실현된다. 그렇기 때문에 “예산이 없다”는 말은 단순한 현실 진단이 아니라, 그 자체로 재정 운영 성과에 대한 평가의 출발점이 된다.

 

정인화 시장 재임 기간 광양시 본예산의 흐름은 이 질문을 피하지 못하게 한다. 2023년 광양시 본예산은 약 1조 1,933억 원이었다. 그러나 재임 4년 차인 2026년 본예산은 약 1조 1,539억 원으로, 출발점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중간에 반등은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회복 실패’라는 결론을 벗어나기 어렵다. 이는 단순한 숫자 비교가 아니라, 4년간의 재정 운용 결과를 요약한 지표다.

 

물론 세수 감소, 지방교부세 축소, 경기 둔화 등 외부 환경 요인이 없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책임은 더 명확해진다. 외부 여건이 나쁠수록 단체장의 역할은 “어디를 줄이고, 어디를 지키며, 무엇에 우선 투자할 것인가”를 계획적으로 선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재정 여건이 어려웠다는 설명은 사정이 될 수는 있어도, 결과에 대한 면책 사유가 되지는 않는다.

 

이 지점에서 본예산 감소와 함께 반드시 짚어야 할 대목이 있다. 바로 지방채 발행의 급증이다. 광양시가 공식적으로 기록한 지방채 발행 규모를 보면, 2018년에는 60억 원 수준이었지만 2025년에는 450억 원으로 늘어났다. 이는 광양시 역사상 최대 규모의 지방채 발행으로, 단순한 일시적 차입이 아니라 부채 구조 자체가 확대 국면으로 전환됐음을 의미한다.

 

본예산은 줄어들었는데, 채무는 늘었다. 이 조합이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재정의 파이를 키우는 데는 실패했지만, 당장의 운영을 위해 미래의 부담을 앞당겨 사용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지방채 발행은 그 자체로 위법하거나 비정상적인 수단은 아니다. 문제는 지방채가 ‘미래 성장 투자’의 마중물이었는지, 아니면 ‘줄어든 살림을 메우기 위한 운영비 성격’이었는지에 있다. 이 질문에 대해 시민이 납득할 만한 설명이 충분히 제시됐는지는 의문으로 남는다.

 

재정 운영의 또 다른 특징은 ‘우선순위의 고착’이다. 경로당 지원, 현장 복지, 의무 지출은 분명 중요하다. 그러나 재정이 빠듯할수록 단체장은 미래 세입을 만들어낼 투자 전략을 병행해야 한다. 청년·일자리·산업 전환·도시 경쟁력 분야에 대한 선택과 집중이 분명히 드러나지 않는다면, 복지를 말하면서도 재정 기반은 더 취약해지는 악순환에 빠질 수밖에 없다.

 

행정 내부와 민원 현장에서 체감되는 ‘속도의 둔화’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다. 예산 부족을 이유로 사업이 미뤄지고 결정이 지연된다는 인식이 확산됐다면, 그것은 단순한 행정 절차의 문제가 아니라 재정 운용 전략에 대한 신뢰의 문제다. 시민의 눈에는 “돈이 없어서 못 한다”는 설명보다 “왜 이런 구조가 되었는지”에 대한 해명이 더 중요하게 보인다.

 

 

결국 이 모든 논점은 한 가지 질문으로 수렴된다. 광양시의 재정 상황이 어려워진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세수 감소라는 환경 요인은 모든 지자체가 공유한다. 그러나 그 속에서 어떤 도시는 버티고, 어떤 도시는 빚을 늘린다. 그 차이를 만드는 것이 바로 시장의 재정 리더십이다.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본예산은 회복되지 않았고, 지방채는 늘어났다. 이것은 비난이 아니라 평가의 영역이다. 시의 살림을 맡은 사람이라면, 그 결과에 대해 설명하고 책임을 지는 것 역시 직무의 일부다. 광양시가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은 “예산이 없다”는 말이 아니라, 왜 이런 선택을 했고, 앞으로 어떻게 되돌릴 것인지에 대한 분명한 계획이다. 그것이 시민이 시장에게 요구할 수 있는 최소한의 책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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