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평생 예술에 바친 헌신,지역의 자산으로, 광양 원로 예술인 3인 선정

지역 문화예술을 어떻게 기억하고 계승할 것인가라는 질문이 남는다

이동구 선임기자 | 기사입력 2025/12/17 [15:35]

한 평생 예술에 바친 헌신,지역의 자산으로, 광양 원로 예술인 3인 선정

지역 문화예술을 어떻게 기억하고 계승할 것인가라는 질문이 남는다

이동구 선임기자 | 입력 : 2025/12/17 [15:35]

▲ 사진 왼쪽부터 김정국(한국화), 박지선·박행신(문학) 작가  ©


광양시 원로 예술인 3명이 ‘2025년 전라남도 명예 예술인’으로 선정됐다. 김정국(한국화), 박지선·박행신(문학) 작가가 그 주인공이다. 표면적으로는 한 해의 수상 소식이지만, 이 선정은 지역 문화예술을 어떻게 기억하고 계승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다시 던진다.

 

‘전라남도 명예 예술인’ 제도는 전남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한 예술인의 공로를 공식적으로 기리는 제도다. 전라남도는 2022년 관련 조례를 제정해 제도를 도입했고, 50세 이상, 예술 활동 경력 15년 이상, 도내 거주 10년 이상이라는 요건을 갖춘 예술인 가운데 명예 예술인을 선정하고 있다. 단기 성과가 아닌, 오랜 시간 지역과 함께한 예술인의 삶을 평가하겠다는 취지다.

 

이번에 선정된 광양의 예술인 면면을 보면 제도의 성격이 분명해진다. 김정국 화백은 개인 작가를 넘어 지역 미술계의 기반을 다져온 인물이다. 한국미술협회 광양시지부장을 지내며 지역 미술인의 구심점 역할을 했고, 전남미술대전과 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으로 활동하며 지역 미술을 전국 무대로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해왔다.

 

문학 분야에서 선정된 박지선 작가는 현재 한국문인협회 광양시지부장을 맡아 지역 문학 생태계를 이끌고 있다. 시집과 동화책 발간을 통해 창작 활동을 이어가는 동시에, 지역 문학인들이 활동할 수 있는 무대를 꾸준히 만들어왔다는 점에서 ‘현역 원로’라는 표현이 어울린다.

 

박행신 작가 역시 개인 창작에 머물지 않았다. 시울림문학동인회 회장으로 후학을 양성하고, 지역신문에 동시집을 연재하며 문학의 문턱을 낮췄다. 도서관 무료 강의 등 지역사회 봉사 활동은 문학이 특정 계층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점을 실천으로 보여준다.

 

명예 예술인 지정 시 제공되는 지정서, 명예 현판, 문화예술 지원사업 우대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이 제도가 ‘예술인의 삶’을 기록하고 기억하는 장치로 기능하느냐는 점이다. 광양시에서 현재까지 9명의 원로 예술인이 명예 예술인으로 지정됐다는 사실은, 지역 예술의 역사와 계보가 축적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역 문화정책은 종종 축제나 시설 중심으로 논의된다. 하지만 예술을 지탱해온 사람에 대한 존중과 기록 없이는 문화의 지속 가능성도 담보되기 어렵다. 이번 명예 예술인 선정은 개인의 영예를 넘어, 지역 문화의 뿌리를 어떻게 지키고 다음 세대에 어떻게 전할 것인가에 대한 정책적 메시지로 읽힌다.

 

광양시가 밝힌 “원로 예술인의 공로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창작 여건을 넓히겠다”는 발언이 일회성 선언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명예 예술인을 중심으로 한 아카이빙, 교육 연계, 세대 간 교류로까지 정책이 확장될 필요가 있다. ‘명예’가 현재형이 될 때, 지역 예술은 비로소 미래를 갖게 된다.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