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순사건 진상규명, 정부·유족 한목소리… “국가폭력의 역사를 끝내자”

전남 구례 지리산역사문화관에서 제77주기 여순사건 합동추념식... AI로 77년 만에 희생자와 유족이 영상으로 만나는 감동의 장면

이동구 선임기자 | 기사입력 2025/10/20 [09:30]

여순사건 진상규명, 정부·유족 한목소리… “국가폭력의 역사를 끝내자”

전남 구례 지리산역사문화관에서 제77주기 여순사건 합동추념식... AI로 77년 만에 희생자와 유족이 영상으로 만나는 감동의 장면

이동구 선임기자 | 입력 : 2025/10/20 [09:30]

 

▲ 19일 구례군 지리산역사문화관에서 열린 ‘여순사건 제77주기 합동추념식’ 행사에서 김영록 도지사, 김민석 국무총리, 정청래 민주당 대표 등 국회의원들과 희생자들에 대한 묵념을 하고 있다.  © 전남도


제77주기 여수·순천 10·19사건 합동추념식이 19일 전남 구례 지리산역사문화관에서 ‘그날의 아픔, 이제는 대한민국이 함께 합니다’를 주제로 엄숙히 거행됐다. 이번 여순사건 합동추념식에는 유족과 정부, 국회, 지자체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77년 전 국가폭력의 상처를 기억하고 진실규명과 화해의 뜻을 다졌다.

 

이날 행사에는 박선호 여순항쟁유족총연합 상임대표를 비롯한 유족 800여 명과 김민석 국무총리, 김영록 전남도지사,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 신정훈 국회 행정안전위원장, 이개호·서삼석·주철현·임오경·조계원·김문수·권향엽·김영환 국회의원 등이 참석했다. 김태균 전남도의회 의장, 김순호 구례군수, 정기명 여수시장, 정인화 광양시장, 조상래 곡성군수, 김철우 보성군수 등 지역 단체장들도 함께했다.

 

추념식은 여순사건의 7년간의 아픔과 77주년의 의미를 담아 평화의 종 7회 타종으로 시작됐으며, 참석자 전원이 묵념으로 희생자를 추모했다. 이어 경과보고 영상, 헌화·분향, 추념사, 유족 사연 낭독, 추모공연 등 순서로 진행됐다.

 

특히 이날 유족 사연 낭독에서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희생자와 남겨진 가족의 77년 만의 만남을 영상으로 재현해 큰 울림을 줬다. “그리운 어머니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온 순간, 77년의 세월이 멈춘 듯했다”는 유족의 말처럼, 행사장은 깊은 감동과 눈물로 가득 찼다.

 

추모공연에서는 지리산 산동면에서 1천여 명이 희생된 비극을 추모한 창극 ‘산동애가’가 공연돼 지역의 아픔을 예술로 치유하는 의미 깊은 시간이 마련됐다. 이어 철학자 도올 김용옥 선생은 평화 메시지를 낭독하며 “평화는 동시에 비극의 가치를 보존하는 것”이라며 “여순반란을 여순민중항쟁으로 새롭게 인식하는 오늘이야말로 빛의 혁명”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여순사건 제77주기 합동추념식은 특별법 제정 이후 네 번째로 열린 정부 지원 행사로, 국가가 공식적으로 희생자를 추모하고 진실규명과 화해의 의지를 다시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SNS를 통해 “다시는 국가 폭력으로 인한 무고한 희생자가 나오지 않도록 대통령으로서 엄중한 책임 의식을 갖고, 이를 막기 위한 모든 조치를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정부 대표 추념사에서 “정부는 여순사건이 온전한 진실로 드러날 때까지 진상조사기획단을 통해 진실을 낱낱이 규명하겠다”며 “희생자와 유가족에 대한 심사도 기한 내 마무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국가폭력으로 오랜 세월 고통받은 피해자와 유족의 아픔을 치유하는 데 함께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영록 전라남도지사는 추념사에서 “여순사건은 대한민국 최초의 계엄령으로 이어진 국가폭력의 시작이었다”며 “진실규명은 단순히 과거를 바로잡는 일이 아니라 국민이 국가의 주인임을 확인하고,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미래를 지키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한 “여순사건의 진상규명과 희생자·유족 명예회복이 실질적으로 이행되도록 진상조사보고서 작성과 후속 위령사업 추진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전남도는 정부와 협력해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제77주기 여순사건 합동추념식은 77년의 세월을 넘어 국가와 유족이 함께 진실을 마주한 화해의 현장이었으며, 과거의 아픔을 넘어 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새롭게 세우는 역사적 의미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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