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호 말고 유자소금빵?… 인스타 핫플로 급부상한 고흥의 밤[이동구의 썰리뷰] “군수님 보고 계십니까?”… 5일 만에 8천 찍고 전설이 된 고흥 야시장 썰고흥에선 대체 무슨 일이? 8천만 원짜리 야시장이 터졌답니다. 솔직히 까놓고 말해보자. 우리가 '고흥' 하면 떠올리는 이미지가 뭔가. 나로호 발사대? 아니면 유자? 뭐 그 정도 아니었나. '힙하다', '핫하다' 이런 단어랑은 거리가 좀 있는, 그런 고즈넉한 동네 아니었냐고.
그런데 얼마 전 고흥에서 그야말로 '사건'이 하나 터졌다. 5일 만에 5천 명이 몰리고, 매출 8천만 원을 찍은 야시장이 등장했다는 소식이다. 이거 실화냐?
지난 10월 2일부터 11일까지, 그러니까 딱 5일간 고흥전통시장 옆 천변에서 '별별야시장'이라는 게 열렸단다. 이름부터 뭔가 좀 '인스타그래머블'한 냄새가 나지 않나? '별별'이라니. 고흥이 별 보기 좋은 동네라는 걸 이렇게 써먹는다. 똑똑한데?
단순히 파전이랑 막걸리 파는 그런 옛날 장터가 아니었다. 지역 청년 상인들이 유자소금빵, 바비큐, 장어구이 같은 걸 들고 나왔다는데, 사진만 봐도 침이 꼴깍 넘어간다. SNS 좀 뒤져보니 "유자소금빵 사려고 줄 섰다", "고흥 장어구이 클라스 보소" 같은 인증샷이 속출했다. 서울 핫플에서나 보던 '오픈런'과 '웨이팅'이 고흥에서 벌어진 거다. 세상에.
고흥군청 피셜, 방문객 5천여 명에 누적 매출 8천여만 원. 이거 완전 '대박'이다. 어지간한 서울 팝업스토어 뺨치는 성적이다. 이쯤 되면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상투적인 문구도 진심으로 들린다. 군수님은 아마 밤에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웃고 계시지 않을까.
근데 이 야시장이 그냥 먹기만 하는 곳이었으면 이 정도 '썰'을 풀지도 않는다. 한쪽에서는 7080 디제잉 파티가 열리고, 다른 쪽에선 버스킹 공연이 펼쳐졌단다. 아재들은 옛날 노래에 어깨를 들썩이고, 요즘 애들은 버스킹에 '떼창'을 하는, 그야말로 세대 통합의 현장이었다. 트위터에 이런 글이 돌아다닐 법하다. "고흥 야시장에서 우리 아빠 옛날 팝송에 춤추는 거 직관함. 좀 부끄러운데 멋있었다."
고흥군은 이걸 '체류형 야시장', '고흥의 감성명소'라고 부르며 한껏 들뜬 모양새다. 뭐, 그럴 만도 하다. 맨날 "사람이 없다", "청년이 떠난다"고 앓는 소리만 하던 지방 소도시에서 이런 성공 사례가 나왔으니. 이제 이걸로 '고흥형 야간관광 콘텐츠'를 만들고, 수제맥주 축제랑도 연계하겠다고 한다. 오, 수제맥주! 고흥 유자로 만든 페일 에일이라도 나오려나? 이거 좀 궁금한데.
물론, 이런 '반짝 성공'이 계속되리란 보장은 없다. 전국의 수많은 지자체가 야심 차게 시작했다가 용두사미로 끝난 사업이 어디 한둘인가. 하지만 어쨌든 고흥의 이번 시도는 꽤 신선하고 영리했다. '우리 동네엔 볼 게 없어'라고 한탄만 하는 대신, '있는 걸로 뭘 할 수 있을까'를 제대로 고민한 결과물 아니겠는가.
그래서 당신의 생각은 어떤가? 고흥의 이 야심 찬 야간경제 프로젝트, 과연 성공적인 지역 상생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을까? 아니면 그저 한여름 밤의 꿈으로 끝날까? 오는 11월 6일부터 3일간 수제맥주 축제랑 같이 또 연다니, 직접 가서 확인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이 칼럼은 고흥군으로부터 유자소금빵 한 조각도 받지 않고 작성되었습니다. (공영민 군수님, 보고 계시다면 연락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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